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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콘티에 얽매여 있었다는 사실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깨달았습니다…”어디에 카메라를 둘지는 그 사람의 연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뒤에 비로소 정해지는 게 아닌가. 당신은 다큐멘터리를 찍었으니 알겠지?”…충격이었습니다. 눈앞의 인간이나 현상과의 관계 속에서 찍는 대상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다큐멘터리의 재미를 분명 실감했는데도, 게다가 그 다큐멘터리라는 우회로를 거쳐 겨우 영화에 이르렀는데도 그런 경험을 살리지 못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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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감독은 <영화를 찍다>라는 책에서 “다큐멘터리란 피취재자의 ‘자기표현 욕구’를 찍는 것이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취재를 받는 자는 자신을 이렇게 혹은 저렇게 보이기 위해 연기를 하려 한다. 카메라는 그 연기하려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그것을 찍는다. 즉 취재자의 이렇게 찍고 싶다는 욕구와 피취재자의 이렇게 찍히고 싶다는 욕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다큐멘터리는 태어난다는 것입니다…다무라 씨는 “도촬로는 상대가 자기표현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건 찍어도 다큐멘터리가 되지 않고 찍고 싶지도 않아요. 상대가 카메라를 의식하며 어떻게 연기하려 하는가. 그게 아름답고 재밌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피취재자의 ‘자기표현 욕구’를 촬영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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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왜 당신의 취재에 응하기로 했는지 아세요?”…”처음 취재하러 온 날, 거기서 쭈뼛쭈뼛 앉아 있는 당신이 맞선을 봤을 때의 남편과 무척 닮아서요”…취재에 응할지 말지는 그런 지극히 개인적인 직감이나 마음에 달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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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시간 뒤에 집을 나온 저의 두 손에는 야마노우치 씨가 남긴 시와 작문과 함께 오렌지가 네 개 들려 있었습니다…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복잡한 기분에 휩싸여 이 상냥함에 보답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자고 마음속으로 맹세하며 버스 정류장까지 이어지는 어두운 길을 걸었습니다…스스로 붕괴되어 가는 과정…이처럼 취재로 발견한 것을 구성에 짜 넣으면서 방송은 보다 복잡한 현실과 대립할 수 있는 강도를 지니게 됩니다. 이 점을 저는 이때 몸소 실감했습니다. 그것은 저의 선입관이 눈앞의 현실을 만나 깨지는 쾌감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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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메모가 필요한 화제가 나오면 화장실에 가서 메모를 한 뒤에 다시 식탁으로 돌아와 이어지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카메라가 존재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관계성이란 몹시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때는 ‘기록을 남긴다’는 행위가 제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농밀한 시간을 부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비록 취재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도모코 씨가 남편과의 추억을 반추하는 자리이자 마음을 토로하는 장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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