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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밝은 방]은 전체 4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반부는 24장에서 끝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스투디움과 푼크툼을 다루고 있는 장이 전반부에 속해 있다는 점, 그리고 전반부 마지막 장의 소제목이 ‘취소의 말’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 바르트가 앞부분에서 사진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했던 말들은 이 24장에서 모두 부정되고 있다. 그는 여기에서 자신이 사진의 본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쿨하게 인정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준이 주관적이며 불완전한 것이었음을 밝힌다. 사진에 대한 본질은 바로 후반부에서 다시 재고될 것임을 선언한 것이다. 이 부분만 제대로 이해했더라면 바르트와 푼크툼을 운운하며 그것을 특정 사진의 예술적 근거로 사용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예술 사진과 예술 아닌 사진을 가르는 기준은 푼크툼의 존재 유무에 있지 않다. 모든 사진은 예술 사진이기 전에 사진으로 존재하며, 그것이 예술이 되는 순간은 사진과 관련된 수많은 요소들이 배열되어 맥락을 형성할 때다...온실 사진에 대한 바르트의 다음과 같은 진술은 사진의 이러한 본질을 통렬하게 증언한다. [”나는 온실 사진을 보여줄 수 없다. 그것은 나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여러분에게 그것은 별것 아닌 하나의 사진에 불과하고, ‘일상적인 것’에 대한 수많은 표현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어떤 식으로도 가시적인 지식의 대상을 구성할 수 없으며, 결정적인 의미에서 객관성을 확립할 수 없다. 기껏해야 그것은 시대, 의복, 촬영 효과 같은 당신의 스투디움에 흥미를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그 안에는 당신을 위한 상처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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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은 관람객들이 현대미술에 대해 문외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보러멘소리를 하겠지만, 실상은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한마디로 사진은 마음만 먹으면 작가 행세를 할 수 있는 가장 ‘만만한’ 수단이 되어 버렸다...사진 찍은 당사자만이 주장하는 심미적 자율성을 예술이라 할 수 있을지는 반드시 자문해 보아야 한다. 또한 그러한 ‘나 홀로 예술’에 기획자나 평론가들 또한 공모하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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