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좌파와 우파가 가지고 있는 첨예한 비전의 대립은 트럼프의 당선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국가의 미래가 위태로워 보이는 현실 앞에서 보수주의자들에게는 트럼프의 심각한 성격적 결함조차 부차적인 이슈가 되어 버린다...좌파 진영에 있는 사람들에게 트럼프의 당선은 그들이 우파에 대해 생각하는 최악의 인식이 결코 허구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점이 입증되었음을 의미한다...좌파 진영은 트럼프의 성격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보수 진영이 그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은, 보수주의 운동이 ‘작은 정부’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시대에 역행하려는 충동에 뿌리 깊이 사로잡혀 있다는 점을 확증하는 증거일 뿐이라고 판단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진짜 이슈가 아니다. 트럼프는 그의 당선 이전부터 이미 완연하게 진행되고 있던 미국 사회의 깊은 균열을 표면적으로 드러내 주는 상징일 뿐이다...이 균열을 치유하기 원한다면 우리는 애초 왜 우리가 국가적 연합을 결성했는지를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