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에 관한 개혁주의의 견해를 이해하려면 원죄에 대한 개혁주의의 견해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예정과 원죄의 문제는 함께 서든지 아니면 다 같이 무너지든지 둘 중 하나다. 개혁주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생각을 따른다...타락 전에 아담은 두 가지 가능성을 부여받았다. 즉 죄를 범할 수 있는 능력과 범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나 타락 후에는 죄를 범할 수 있는 능력과 죄를 범하지 않을 수 없는 무능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 않을 수 없는 무능”(inability to not)이라는 개념은 약간 혼란스럽다. 이중 부정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라틴어로 표현한 바에 따르면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 없다”(non posse non peccare)이다. 달리 표현한다면 타락 후에 인간은 죄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도덕적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타락으로 말미암아 죄 없이 살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이 도덕적 무능이 이른바 원죄의 본질이다. 우리가 거듭날 때 죄에 대한 속박이 풀린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살리심을 받은 후에는 죄를 범할 수 있는 능력과 범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다시 한 번 가지게 된다. 하늘나라에서는 죄를 범할 수 없는 (무)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