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는 사진이 어떻게 보여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기가 선호하는 노출 방식이 있기 때문에, 피사체에 특정한 기준을 들이대기 마련이다. 카메라는 현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포착한다는 생각도 존재하지만, 사진도 회화나 데생처럼 이 세계를 해석하기는 마찬가지이다...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행위의 수동성(그리고 편재성), 바로 이것이야말로 사진이 우리에게 건네주는 ‘메시지’이자 사진이 드러내놓는 공격성이다...카메라를 사용하는 행위 자체에 일종의 공격성이 내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