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이란 대단히 모호한 말이다. 표현이란 말은 직접적인 정서적 반응을 뜻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그러나 예술가가 형태를 만들어내기 위한 규율이나 속박 그 자체도 바로 표현의 한 방식이다...그리고 예술을 ‘조형의 의지’라고 부를 때 우리는 극도로 지적인 활동이 아니라, 오히려 본능적인 활동을 상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시 예술이 그리스 예술보다 형태상 낮은 수준의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이 비록 더 낮은 종류의 문명을 나타낸다 해도 동등하거나 더욱 섬세한 본능의 형태로 표현될지도 모른다...형식이란 그 복잡함의 정도로써 평가되지 않는다. 기탄없이 말해서, 작품을 만든 동일한 본능을 따르는 방식을 빼놓고는 어떻게 형식을 판정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