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아 미술관에 있는 그 방은 인본주의 사상이 분명하게 표현되도록 꾸며졌다. 자신을 바위에서 떼어 내고 있는 이 인물들을 지나면 마침내 방의 가장 중심이 되는 위치에 있는 찬란한 [다비드] 입상에 이르게 된다...그러나 이 다비드는 성경에 나오는 유대인 다윗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다비드는 단지 조각상의 제목이었을 따름이다. 미켈란젤로는 다윗이 유대교도라는 것과 유대교 문화를 알고 있었지만, 입상의 인물은 할례를 받지 않았다. 우리는 이 인물을 성경의 다윗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 오히려 인본주의적 이상 곧 인간은 위대하다는 표현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다비드]는 인본주의적 인물이 그 자신을 미래의 인간으로 보았음을 선언한 것이었다!...어울리지 않게 큰 손의 크기까지도 인간이 강력한 존재임을 말한다...인본주의는 자신만만한 자신 속에 서 있었고, [다비드]는 바로 그 표상이었다. 그러나 생애 말년에 미켈란젤로가 인본주의가 충분한 것이 아님을 알았다는 흔적이 있다...말년에 조각한 피렌체 대성당의 피에타와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추정되는 밀라노 스포르체스코 성의 피에타는 이와 대조를 이룬다. 피렌체 대성당의 피에타에서는 니고데모 혹은 아리마대사람 요셉을 미켈란젤로 자신의 얼굴로 형상화하였다. 이 피에타들을 살펴보면 인본주의적 자신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