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히도 이런 종류의 언론사 소속 사진기자들은 상상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채 상황에 접근합니다. 어떤 부류의 역사가가 워털루 전투를 묘사하는 글을 읽는 격이죠. 무수히 많은 대포가 동원됐고, 굉장히 많은 부상자가 생겨났다... 그런 유의 사진은 설명서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반면에, 스탕달의 소설 [파르마의 수도원]을 읽으면 마치 우리 자신이 전쟁터 한가운데에 있는 듯하고, 중요성을 띠는 세세한 디테일들과 마주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현장에서 작업하는 방식이지요. 두드러진 디테일 하나가 일순간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삶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우리 주변엔 그 자체로 시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진 대신에 지루하고 교훈적인 설명이 넘치는 잡지들이 널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