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는 세잔의 파편화를 고갱의 ‘고귀한 야만인’이라는 개념에 결합시켰고 막 파리에서 유행했던 아프리카 가면의 형태를 덧붙였다. 이런 혼합된 방식으로 그는 [아비뇽의 여인들]을 그렸다. 현재 뉴욕 현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그림은 ‘현대 미술’의 탄생을 의미했다. 위대한 미술에서는 그 기법이 제시된 세계관과 일치하는데, 이 파편화라는 새 기법은 현대인의 세계관과 일치한다. 이 기법은 파편화된 세계와 파편화된 인간의 개념을 잘 표현했다...그것은 인간의 인본주의적 희망 위에 세워졌던 르네상스의 예술과 완전히 결별하는 것이었다. [아비뇽의 여인들]에 나오는 사람들은 사람 이하로 표현되었다. 즉 인간성이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피카소가 실제로는 이런 상실과 더불어 살 수 없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는 올가, 그리고 후에 자클린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 일관성 있게 그들을 파편화된 방식으로 그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들과의 인간관계 속에서 모든 재능을 발휘하여 그들을 모든 인간성을 지닌 사람으로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