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로 시력을 잃는 ‘안톤 증후군’을 살펴보자. 환자는 자신이 앞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 끝까지 부정한다. 의사들이 몰려와서 침대 옆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금 당신 곁에 의사가 몇 명이나 있죠?” 환자는 자신만만하게 “4명이요”라고 답한다. 사실 7명이 있는데도 말이다...이러한 사람들은 보이는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 보인다고 믿는다. 자기만의 ‘시각 세계’에 빠져 있는 것이다...환자의 경험은 꿈 혹은 약물을 투여한 상태에서 본 환상이나 환각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