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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진이 파편의 형식으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스틸 사진의 본질은 파편의 정신 상태를 지닌다는 것이에요. 물론 그 자체로 완전한 것이기는 하지요. 그러나 시간의 흐름과 관련지어보면 우리에게 남겨진 과거의 의미심장한 편린이 되거든요. “그래, 우린 그때 너무나 행복했지. 우리는 거기 서 있었어. 당신은 아주 어여뻣지. 그리고 난 이 옷을 입고 있었고. 우리가 얼마나 젊었는지 좀 봐..”그런 거 말이에요. 제 말은, 사진을 찍는 당시에는 그런 기분으로 하는 게 아니겠지만, 시간이 사진을 변화시킨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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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내가 원하는 건 내 삶 속에 온전히 현존하는 것이에요. 지금 있는 곳에, 자기 삶 ‘속’에 자기 자신과 동시에 존재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세계에 온전한 주의를 집중하는 것 말입니다. 사람은 세계가 아니고 세계는 사람과 동일하지 않지만, 사람은 그 안에 존재하고 그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지요, 그게 바로 작가의 일입니다. 작가는 세계에 주의를 기울여요. 저는 머릿속에 모든 게 다 있다는 유아론적인 관념에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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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문화적 상황과 그로부터 사람들이 도출하는 충동들을 말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그 실체가 무엇인가를 얘기하는 거죠. 전 그게 모순이라고 생각지 않아요...캘리포니아나 하와이에서 불교가 변질되었다고 해서 불교에 대한 숭모의 마음을 접을 생각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거예요. 모든 건 늘 오용되게 마련이고, 그러고 나면 또 사람들은 얽히고설킨 것들을 풀려고 애쓰게 되어 있어요...니체는 정말로 나치즘에 영감을 주었고, 그의 저작들에는 나치 이데올로기를 예시하고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내용들이 실제로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저는 니체를 전부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언제든 그런 방식으로 발전될 수 있는 사상이라는 걸 부정할 생각도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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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불명확할 수밖에 없는 자아와 세계의 관계를 보여주는 범례다.” 그리고 “사진에 대한 모든 미학적 평가의 핵심에는 일말의 모호성이 자리하고 있다”고도 하셨지요...사진에 대해 글을 쓰는 작업에 흥미를 갖게 된 건 사진이 이 사회의 모든 복잡성과 모순과 모호성 들을 투영하는 중심적 활동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모호성이나 모순이나 복잡성은 사진의 본질이며 또한 우리가 사유하는 방식이기도 하죠. 제게 흥미로웠던 점은 이 활동, 그러니까 사진을 찍고 보는 활동이 그 모든 모순을 아루르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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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작가의 사명은 세계에 주의를 기울이는 거라고 말했지만, 저 자신에게 스스로 부과한바 작가의 소명은 온갖 종류의 허위에 맞서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에요...역시 마찬가지로, 이것이 끝없는 작업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하는 일이죠. 아무리 해도 허위나 허위의식이나 해석의 체계를 끝장낼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언제나 어떤 세대에든 그런 것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있어야 하고, 그래서 전 사회비판이 오로지 정부에서만 나오는 세계 대부분의 장소들을 생각하면 심히 심란해져요...착시와 허위와 선동을 파괴하려고 애쓰는, 그래서 만사를 더 복잡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어야만 해요. 만사를 더 단순하게 만들려는 불가피한 기류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내게는, 그 무엇보다 끔찍한 일이라면 아마 내가 이미 다 쓰고 얘기한 내용에 동조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게 아마 날 그 무엇보다 불편하게 만들 거예요. 왜냐하면 그건 내가 생각하기를 멈추었다는 뜻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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