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하나님의 성육신이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드러났습니다. 유진 피터슨의 말대로 신비와 기적이 가장 평범한 데 담깁니다...무한이 유한에 들어오는 구체적 모습입니다.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각자의 조건 속에 매여 계십시오.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에 충실하십시오. 그리고 거기서 고뇌하고 최선을 다해 싸우고 시험받고 울고 후회하고 원망하는 일을 겪어 내십시오...하나님이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반응과 책임으로 하나님의 일이 실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뜻을 다 이루십니다...그러므로 각자에게 주어진 몫, 할 수 있는 것을 하십시오...하나님의 일은 우리가 잘하고 못하고에 매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이 목적하신 것을 우리의 실패 속에도 담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고난에 관한 것입니다...하나님은 당신의 거룩과 사랑을 우리 안에 담아 완성하려고 하십니다. 우리에게 수단이나 소모품이 되라고 하시지 않고 우리를 목적과 내용으로 삼으십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그분의 거룩에,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에 응답하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꺼운 항복을 받아 내시기 위해 우리와 씨름하십니다. 고난은 하나님이 우리로 완성의 자리에 이르게 하시는 하나님의 방법으로서 신적 지혜와 진정성이 담긴 그분의 구체적 개입입니다.

환난은 하나님과의 화평, 하나님이 주실 영광을 바라는 즐거움과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입니다...환난이 무엇인지 여기서 분명해집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일을 이루시는데 이 세상 질서와 체제는 그대로 둔 채 일하신다는 것입니다...예수를 믿고 나서 보니 가장 의아한 게 무엇입니까? 내가 회개했는데 세상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하나님이 무대를, 정황을, 컨텍스트를 바꿔 주시지도 않고, 우리의 실력도 바꿔 주시지 않습니다...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현실을 살라고 합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일을, 육체를 가지고 인간의 몸으로 오시는 방식으로 이루겠다고 하셔서 예수님이 비명을 지르신 것입니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는 자신의 모든 비명을 죄라고 생각하게 됩니다...성경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흙으로 빚어 생명이 되게 하는 구체적 작업을 통해 창조하신 것처럼, 하나님은 지금도 당신의 텍스트를 시간과 공간 속에서 갈등과 버거움과 고통과 비명을 통해 우리 안에 담아 나가고 계십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우리의 삶을 가장 많이 채우는 현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것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입니다. 기독교인의 큰 약점 중 하나가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현실을 살지 않고 상상 속을 사는 것입니다. 선교도 해야 하고 순교도 해야 하지만 우리는 먼저 일상을 살아야 합니다.

원수를 갚지 마십시오.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를 만들어 내려고 하지 마십시오. 주께서 다시 오시기까지 악한 일들은 계속 있을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다고 핑계 대지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하십시오. 우리는 선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는 자, 예수를 믿는 자, 하나님의 자녀로 존재하고 있습니다...약삭빠른 자가 이기고 거짓말하는 자가 이기는 이 세상에서 손해 보고 살아가십시오...사회가 정의롭고 평화롭고 모두 예수를 믿으면, 그곳은 천국입니다. 그러나 천국은 주님이 다시 오실 때에야 이루어집니다...지금 여기서는 주의 죽으심을 따라 살라는 것입니다. 죽는 길을 가라고 합니다.

물은 컵에 담습니다. 물이 담긴 컵을 우리는 컵이라고 하지 않고 물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인생의 텍스트는 우리의 컨텍스트 속에 담깁니다. 우리의 실존을, 시간과 공간과 경우를, 개인의 인생과 역사를 가지지 않으면, 즉 컨텍스트가 없으면 텍스트가 담길 곳이 없습니다. 텍스트가 담길 때까지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하나님이 모든 운명과 모든 결론을 쥐고 계십니다. 반역과 사망이라는, 세상이 가진 무기를 넘어서는 하나님의 의지와 지혜와 성실하심이 우리를 붙잡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기독교 신앙의 대전제입니다...하나님이 예수 안에서 이루신 바로 그 승리를 지금 우리의 생애 속에 구체적이고도 성실하게 담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꿈을 꾸고 싶은 대로 꾸는 사람은 없습니다. 꿈은 철저히 수동적인 것입니다. 꿈은 꾸어지는 것입니다. 요셉은 스스로 그런 비전과 소원을 세운 것이 아닙니다...요셉의 생애를 그려 내는 시편 105편 17절부터 22절까지에서 주목할 점은 요셉의 삶이 전부 수동태로 묘사된다는 점입니다...나중에 승리하는 모습까지도 그렇습니다...요셉은 계속해서 일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는 철저히 묶여 있고 맡겨져 있습니다...형들이 자기 앞에 무릎을 꿇었을 때...비로소 깨닫습니다. 자기가 걸어온 인생이 우연이 아님을 그때서야 압니다. 그 전에는 믿음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현실이, 하나님의 계획이 너무나도 커서 그가 가진 믿음으로는 다 담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기도한다고 뭐가 나았을까요...하나님은 쉽게 답을 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묶인 자리에서,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어려움 속에 일하십니다...형들은 요셉을 팔아먹어서 구원을 받습니다. 말이 안 됩니다. 요셉은 억울하게 붙들려 와서 혼비백산하여 묶여 있었는데 총리가 됩니다. 이 역설과 괴리를, 우리의 기대와 다른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생각에 그렇게 흘러가서는 안 될 것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창조란 없는 데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활은 최악으로 간 것을 뒤집어 최선으로 간 것보다 더 크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십자가입니다.

살아 보면, 정직해서는 상을 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정직은 그 자체로 명예입니다...누구를 이기는 싸움이 아니라, 누가 더 하나님이 만드신 형상에 접근하는가하는 싸움입니다...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윤리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담는 일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현실 속에서 진실하고 정직해야 합니다...우리는 진실하고 성실해서 혼비백산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일이 이루어져 갑니다.

갈라디아서 6장은 우리가 남보다 우월한 자이거나 혹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로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부여하시는 각각의 조건 속에서 한계를 지닌 채로 존재해도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또 그런 조건 속에 살면서 짐을 나누어 지라고 합니다. ‘짐을 나누어 진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본문 1절에서는 ‘그러한 자를 바로잡고’라고 권면하는데 ‘바로잡는다’는 것은 상대를 교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회복시키라는 것입니다. 영어 표현으로는 ‘restoration’입니다...짐을 나누어 져서 상대방이 회복되는 일을 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말을 들어 주느라 괴로운 존재. 상대방의 처지를 인정해 주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진심을 품고 열심을 내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열매를 맺으려면 먼저 그 나무가 되어야 합니다...’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 지느니라’라는 말씀에서 핵심은 열매를 많이 맺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나무여야 한다는 것입니다...신자가 맺는 열매는...갈라디아서 5장 22절 이하...성령의 열매, 곧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라고 가르칩니다. 우리는 이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진심, 열심, 옳음은 열매가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 열매를 맺기 위한 어떤 방향이나 방법으로 도입될 수는 있어도 그것들 자체는 열매가 아닙니다.

순교의 시대, 부흥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살아 계신 하나님이 지금 이 시대, 의심의 시대, 분노의 시대에도 일하십니다...각각의 인생 속에 하나님이 함께하시며 주시는 특별한 일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일에 믿음과 순종으로 응답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처한 모든 형편은 우리의 위대한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됩니다. 죽이고 원망하고 미워하고 분노하는 것밖에 없는 세상 속에서 우리만이 용서, 사랑, 인내, 긍휼을 증언하는 위대한 존재로 서 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는 모든 불만거리들, 스스로에 대한 불만거리들과 세상에 대한 불만거리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에 대한 불만거리들은 사실 불만스러워 할 것들이 아닙니다. 그것들이 경기를 가능하게 합니다. 경기장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심판도 있습니다. 율법이 그것입니다. 율법은 공을 밖으로 찬 사람을 잡아다 죽이려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경기를 진행하려고 만든 것입니다. ‘아웃입니다. 스로인하십시오.’ 이렇게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서 규칙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점을 모르면 경기하는 즐거움을 놓친 채 해설만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있는 짐들은 경기 규칙과 같은 것입니다...’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 내가 할 수 있는만큼 하게 하신다. 거기에 하나님이 명예를 거신다, 좋다, 나는 하나님이 나를 믿어 주시고 내 인생을 맡겨 주셨으니 믿음으로 그 명예에 걸맞게 최선을 다하겠다.’ 경기에는 이렇게 임하는 것입니다. 이런 자랑이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합니다. 그들에게 설명하거나 그들을 설득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존재 자체로, 우리의 반응과 표정으로, 우리의 한숨과 눈물로, 여유와 이해로, 괴로움과 탄식으로 전해져야 합니다.

시간은 창조 세계의 질서여서 우리에게는 하나의 규칙이지만, 그 질서가 하나님보다 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하나님은 의도한 것을 결국 이루시는 분입니다...그런데 왜 우리에게 시간을 주셨을까요? 우리에게 항복할 기회를 주시기 위해서입니다...자발적으로 선택하게 한 후, 스스로 항복할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인류 역사요, 개인의 인생입니다. 그래서 우리 인생은 죄에서 출발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모르는 데서부터 출발하게 하십니다...누구나 결국 이 문제로 주님과 대면하고 선택의 기로에서 항복하여 예수를 믿기로 작정하게 됩니다.

사극의 묘미...결과를 다 아는 우리는 그때 어떻게 했어야 하는지 보입니다. “결국 너희가 이길 거니까 거기서 너무 겁내지 말고 타협하지 말고 멋있게 굴어. 괜찮아. 네가 이겨”하고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그럼련 그들이 그때 멋있게 굴었을 텐데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게 그런 것입니다...우리 인생은 처음과 나중이요 시작과 끝이요 알파와 오메가인 하나님의 손안에서 이루어진, 돌이킬 수 없는 구원을 운명으로 확보하고 살아가는 것입니다...억울할 만큼 나쁜 조건 하나하나가 다 기막힌 컨텍스트이며 오히려 멋있게 굴 기회가 됩니다...그러니 에베소서 5장 18절에 나오는 “술 취하지 마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라는 말씀은 ‘너에게 준 시간 속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것을 적극적으로 위대하게 해내라’라는 요구입니다. 삶은 잘잘못으로 평가되고 말 것이 아닙니다. 삶은 하나님이 예수 안에서 이미 확보해 놓은 승리를 누리고 증언하는 명예의 기회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인생을 주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철들게 하려고 인생을 주셨습니다. 그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하나님은 타협하시지 않습니다...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 하게 하신 하나님이 그들을 바벨론에 다시 넘기신다...성경은 이것을 심판이라고 부르는데, 이 심판은 멸망시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정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심판은 사랑의 행동입니다. 하나님이 목적하신 것을 이루시기 위해 주시는 고난입니다. 신약에서도 보았듯 교회는 늘 실패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시대마다 자기 몫을 감당합니다.

모세는 홍해 앞에 서서야 항복하게 됩니다. 홍해 앞에 섰을 때야 비로소 멋있어집니다. 하나님이 만나 주시지 않았던 광야 40년의 유예기간을 지나서야 그렇게 된 것입니다. 아무리 울부짖고 원망해도 그 자리였습니다. 그냥 그렇게 죽어 버릴 것 같고 포기해야 할 것 같은 날들이 모세를 만들었습니다. 그런 시간들이 모여 하나님의 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된 것입니다...각자의 실력만큼 하시고 그만큼 자라나십시오. 하나님은 일 하시다가 그만두신 적이 없습니다.

창조주가, 구원자가, 심판주가 창조된 세상 속에 들어와 당신을 반대하며 거부하며 기만하는 정황 가운데 스스로를 집어넣어 구원을 이루셨습니다...고난으로 어떤 유익을 얻느냐, 고난이 무엇을 만드느냐는 이차적인 문제입니다. 고난이야말로 하나님이 정하신 하나님의 방법입니다.

각 시대마다 십자가를, 성육신을, 하나님의 일하심을, 교회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됩니다. 교회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우리에게는 ‘부활’이라는 결론이 주어져 있고 그 결론에 이르는 길이 십자가라는 것입니다...’부활이 있다. 우리의 운명은 승리다’라고 쉽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기 위하여 죽음의 길을 가야 한다’라는 것을 기억하고 다짐하는 것이 성찬입니다. ‘예수님이 아직 다시 오시지 않았다. 그러니 우리는 당연히 고난의 길을 가야 한다.’ 이렇게 성찬을 나누는 것입니다.

외부로부터의 아무런 약속도 도움도 없는 곳에서 환난은 인간에게 질문을 합니다. 가장 깊고 은밀한 곳에서 근원적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너는 누구냐? 너는 왜 사냐? 무슨 힘으로 버티냐?’라고 묻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민낯을 마주하고, 하나님이 무엇을, 어떻게, 왜 하시는가를 발견하지 못하면 우리는 현실을 살지 않게 됩니다...숨어 버립니다.

믿음은 시간을 동반합니다. 기다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 갈 것인지를 말씀하시지 않고, ‘나는 거룩하다...걱정 마라’하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은 죽음, 그 헛됨을 피할 아무런 방도가 없기에 ‘잊고 살아라, 살아 있는 동안 해 보고 싶은 거 다 해 봐라’하고 부추기면서 우리를 속입니다...그걸 계속 반복하다가, 결국 세상이 약속하는 것은 거짓말이요, 허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날이 옵니다. 그때 우리는 웁니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실패한 그 자리가 하나님이 은혜를 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져도 된다’ 성경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입니다. ‘져도 된다’는 ‘무책임해도 된다’와 다른 것입니다. 우리가 낸 열심과 진심이 이 세상에서는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은 이루어집니다. 그걸 아셔야 됩니다...우리가 아무리 못났어도 상관없습니다...우리의 조건, 우리의 구체적 현실, 우리의 상황, 우리의 능력에서 ‘하나님, 사랑합니다. 하나님, 믿습니다. 그래서 저, 감수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나와야 합니다.

자기의 정체성을 자기 속에서 내용으로 확인할 수 없게 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흠을 잡아서 비난하고 정죄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됩니다.

교회가 부흥하고 나라가 발전하는 것은 성경에 약속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아는 기쁨과 예수를 믿는다는 고백이 주는 만족을 얻게 된다는 것은 성경에 약속되어 있습니다.

옳은 일을 한다고 하여 늘 옳은 것이 아닙니다. 옳은 일에도 죄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옳은 일을 한다고 했는데 육체의 일만 이루어지고 오히려 남는 것은 싸움밖에 없을 때가 있습니다. 갈라디아서는 옳은 일을 통해 맺어야 할 열매를 말하고 있습니다. 옳은 일을 옳게 하면, 즉 성령이 인도하시는 대로 살면, 이 열매가 생긴다.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가 그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성령 충만을 하나님이 우리 마음에 어떤 특별한 확신을 주시거나 우리에게 비상한 능력을 부어 주시는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본문을 대할 때도 ‘성령 충만’이 그 앞에 나오는 ‘술 취하는 것’과 대비된다는 점을 놓칩니다...성경에서 방탕하다는 것은 시간과 기회를 헛되이 놓쳐 버렸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본문에 나온 성령 충만도 시간과 연관 지어 풀어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16절의 ‘세월을 아끼라’라는 구절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성령 충만을 말하는 이 말씀은 시간을 잘 써라, 기회를 놓치지 마라, 라는 권면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탕자의 비유...이 비유의 핵심이 무엇입니까? 탕자는 결국 무엇을 발견합니까? 세상은 소모되는 곳, 다 빼앗기고 망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얘야, 내 것이 다 네 것이 아니냐.” 하나님 편에 서 있는 것이 얼마나 큰 명예이고 위대한 일인지를 모르면 작은 아들이 부럽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목적입니다. 온 역사와 그 모든 정황이 우리를 위해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는 어려운 현실, 원망스러운 시대를 살지만 그런 조건들이 다 제 역할을 합니다. 그 일들이 우리에게 위대할 기회를 열어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실력만큼 마음껏 살아 낼 수 있습니다.

영광스러운 교회와 자기 부인이 이어지는 이 길을 부정한다면 우리도 사탄이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놀라운 권세로 하시려는 일들은 예수님이 보이셨듯 십자가, 곧 죽음이라는 방식, 세상이 보기에는 가장 절망적이고 비극적이고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방식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인간은 환난을 당해서 죽음과 같은 고난 앞에 서야 비로소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무슨 가치가 있는가?’라는 중대한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이것이 연단을 통해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부부는 마치 이중창을 부르는 듀엣 같습니다...아무리 잘 불러도 혼자서는 화음을 못 만듭니다. 화음을 만들려면 둘이 다른 음을 내야 합니다...하나님은 내가 너희를 묶었다, 복 주려고 묶었다, 너희를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이르게 할 것이다, 라고 하십니다. 이걸 놓치면 우리는 본질적이지 않은 문제로 싸우게 됩니다. “아직도 날 사랑해? 당신을 사랑하는데 왜 우리가 행복하지 않지?”라고 되뇌면서 말입니다.

기도는 이런 것입니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저로서는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제 성질대로 자폭하지 않게 해 주옵소서. 저는 자폭해도 하나님은 저를 놓지 말아 주옵소서.’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얼마나 기회가 많습니까.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 보십시오. 할 일이 많습니다. 인사하고 웃어 주고 잘 들어 주고 예의를 갖추고 상대방을 귀하게 여기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